• 어근에 어미, 접사(접두사, 접미사)가 더해지거나, 단어가 서로 결합되어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일은 에스페란토에서 매우 일반적으로 이루어 진다.

1. 순서

• 일반적인 명사의 합성에 있어서 단어/어미,접사의 순서는 영어에서와 같다.

예) 단어
posxmono (posxo + mono) = pocket-money (주머니 돈)
monposxo (mono + posxo) = money pocket (돈 주머니)

--> 전자는 일종의 "돈"인데 반해 후자는 일종의 "주머니"
 
birdkanto (birdo + kanto)  = bird-song (새의 노래)
kantbirdo (kanto + birdo) = songbird (노래 새)

참고) 단어사이에 O를 삽입하여 발음을 자연스럽게 할 수도 있다.

kantobirdo, birdokanto...

예) 접사
patrino (patro + ino) = mother  : 일종의 ino. (-ino는 여성의 뜻)
fajfilo (fajfo + ilo) = whistle : 일종의 ilo. (-ilo는 도구의 뜻)
 

• 명사의 합성은 항상 한 단어로 이루어 진다. 다시 말해 명사끼리 연속으로 쓰는 경우는 없다.

예) holiday coach

= ( O ) feriauxtobuso (ferio + auxtobuso)
= ( O ) feria auxtobuso (feria : ferio의 형용사형)
= ( X ) ferio auxtobuso

2. 어미를 이용해서 단어 만들기

• 에스페란토는 한 어근으로부터 다양한 단어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명사 하나만 알고 있으면 그 단어의 동사, 형용사와 기타 다른 파생어들도 쉽게 짐작 할 수 있어서 기본단어의 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다른 언어에 결코 뒤지지 않는 많은 어휘들을 에스페란토는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방법은 어근에 여러 어미와 접사를 붙이는 것이다.

martelo (a hammer, 망치)
        --> martela (hammerlike, hammering, 망치질하는)
        --> marteli (hammer, 망치질 하다)
kuri    (run, 달리다)
        --> kuro    (a run, running, 달리기)
        --> kura    (to do with running, 달리는)
bela    (beautiful, 아름다운)
        --> belo    (beauty, 아름다움)
        --> beli    (be beautiful, 아름답다)
 

위에서 보듯 아주 간단하게 한 단어로 부터 명사, 동사, 형용사를 서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항상 이렇게 단순한 방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즉 kuri (달리다) 에서 동사를 만드는 접사 I 대신에 명사를 만드는 어미 O를 붙임으로써 그 명사형 kuro (달리기)를 만들 수는 있지만, marteli (망치질하다)로부터 같은 식으로 명사형은 만들 수는 없다. 왜냐하면 martelo라는 이미 a hammer (망치)라는 뜻이 있는 명사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대신에 동작의 지속을 나타내는 접사 -ad-를 삽입하여 martelado라는 단어를 만듦으로서 해결할 수 있다.

얼핏 복잡하게 보이지만 이 역시 간단한 원리이다. 즉 에스페란토의 어근 자체가 명사적인 것, 형용사적인 것, 동사적인 것, 또는 부사적인 것 등으로 구분지어 있어서 어근에 접사를 붙이는 파생은 이 구분된 어근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아래 예에서 /는 어근과 접사를 구분하는 기호, -o는 명사를 만드는 어미)

martel/ (명사적인 어근)   + o = martelo : 물체의 이름
kur/    (동사적인 어근)   + o = kuro    : 동작의 이름
bel/    (형용사적인 어근) + o = belo    : 추상적 성질의 이름

명사에서 동사를 만들거나, 동사에서 형용사를 만들거나, 또 형용사에서 명사를 만드는 등의 작업에서 모든 것은 그 시작점, 즉 어근이 명사, 동사, 형용사 등의 범주에서 어느 위치에 있느냐 하는 점에 달려 있다.

martelo (명사적 어근 + 명사 어미) : 시작점의 구분 = 어미의 구분
marteli (명사적 어근 + 동사 어미) : 시작점의 구분 ≠ 어미의 구분  

marteli의 명사형을 만들때 marteli가 martelo와 달리 시작점의 의미(명사)와 어미의 의미(동사)가 다르기 때문에 어미의 의미(동사)가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그 의미를 유지하는 접사를 어근과 어미-o 사이에 삽입해야 한다. (반대로 어근의 의미와 어미의 의미가 일치할 경우에는 이러한 삽입이 필요 없다.)

일반적으로 형용사 어미 -a는 접사 -ec-에 의해, 동사 어미 -i는 접사 -ad-에 의해 표현된다.

martelo   망치        (명사)
marteli   망치질 하다 (동사)
martelado 망치질 하기 (명사)

혹시 marteli 에서 "망치"라는 뜻을 나타내는 단어를 만들고 싶을 수도 있다. 이 경우 도구를 나타내는 접사인 -il-를 삽입해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할 지 모르지만, 그것은 어근인 martel/o 라는 단어가 이미 "도구"의 뜻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반면 sxoveli (shovel, 삽으로 파다)는 그 어근이 동사적인 것이다. 따라서 sxovelo는 동작의 이름을 나타내는 "삽으로 파기"를 뜻한다. 그리고  명사 a shovel (삽)은 앞서 말한 접사 "-il-"를 써서 sxovelilo라고 해야 한다.

bros/ (명사적인 어근)  --> broso   (a brush, 솔)
komb/ (동사적인 어근)  --> kombilo (a comb 빗)
 

만일 "인간성"이란 단어를 만들고 싶다면 먼저 이 단어가 추상적인 성질을 나타낸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즉 그것이 형용사적 성질의 가진 명사라는 점에 주목한다. 따라서 시작점은 "인간" 뜻의 단어인 homo의 형용사형 homa가 된다.  homa는 명사적인 어근과 형용사 어미의 결합이므로, 명사 어미 -o 앞에 형용사적 의미를 나타내는 접사 -ec- 를 삽입하여 humeco를 만든다. 형용사 어미 -a가 접사 -ec-로 바뀌었다고 이해해도 좋다.

homo (man, 인간) : 명사적인 어근 + 명사 어미
homa (human, 인간의, 인간적인) :  명사적인 어근 + 형용사 어미

3. 어근의 범주, 성격 규정

이러한 단어 만들기의 원리는 이해 했다면 이제 한 가지 의문이 남았을 것이다. "그럼 도대체 어근의 성격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 그 답은 사전에 있다. 사전에서 목록을 이루고 있는 단어의 품사가 그 단어의 기본 범주, 출발점이다.

예를 들어 사전에서 앞서 나온 단어들을 찾아보면  bros/o, komb/i, martel/o, sxovel/i 등을 항목으로 삼은 것을 볼 수 있다. (즉, marteli, martelado, martela 등을 찾아보려면 먼저 martelo를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