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10.이번 음력 설에는 샌프란시스코 출장을 가야 한다.
우리 광고주의 부스를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나누어 줄 promotional item 선정 작업에 앞서 아이디어를 생각하던 중, 누가 탁상시계가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했다. "그거 좋은 아이디어다! 시계에 로고를 인쇄해서 나눠주면 시계를 볼 때마다 로고를 보게 되니까 광고효과도 그만이구, 좋아 결정했다!" 가격 견적을 받고 납품일자를 약속받고... 샘플을 요리조리 돌려 보고 있는데 빈센트(중국인 스탭)가 오더니 물었다. "괜찮은 시곈데? 어디서 났어?" "응, 이번에 차이니스 퍼레이드에서 나눠 줄거야." "뭐, 시계를?" "응... 왜?" "너 돌았구나... 절대 안돼!"
자초지종은 이러했다. 중국인들에게 시계를 선물한다는 것은 "너 죽어라"하는 것과 똑같다는 것이었다. 시계를 보낸다 = 송종(送鐘) = 쑤엉~종 (중국발음) 죽음(마지막)을 선물한다 = 송종(送終) = 쑤엉~종 (중국발음) 결국 "뒈져라" 하고 저주할 때 중국인들은 반어적인 표현으로 시계를 선물하던지, 送終이라는 표현을 쓴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개업식 같은 데 갈 때 흔히들 시계를 선물하지만 중국사람 개업식에 시계를 들고 갔다간 아마 문간에서 귀싸대기 맞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어쨌든 우리 고마운 빈센트가 아니었으면 샌프란시스코까지 가서 개망신 당하고, 어쩌면 총 맞을지도 모를 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