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斷想)
1.
점심을 먹고 나서 이를 닦으러 가는 화장실 안에선 항상 그냥 흘려 듣기엔 아까운 짤막한 대화들이 펼쳐진다.
"Hey Mike, how does the life treat you?"
요즘 사는 게 어때? 뭐 그런 이야기였지만 Mike의 대답은 평범하지 않다.
"Great, I think I treat my life well, Eugene..."
인생을 사는 주체(主體)가 나인지, 아니면 생활 그 자체인지...
끌려다니는 인생보다 주도적인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훨씬 더 자신있는 삶을 사는 것임은 분명한것을...
2.
요즘 장모님이 아이 엄마 산후조리때문에 집에 와 계시니
기홍이가 여간 좋아하는 게 아니다.
어제 기홍이가 아빠한테 오더니 묻는다.
"아빠, 할머니는 눈도 넣었다 뺐다 해?"
"뭐?"
이녀석이 할머니가 틀니를 빼서 컵에 담가 놨다가 다시
입 안에 넣는 것을 본 것이었다.
아이들은... 정말 크리에이티브하다. 그들의 상상력에는
한계가 없다.
3.
캘리포니아 로토 잭팟 당첨금이 4,400만 달러까지 올라갔다.
9명이 5달러씩 걷어서 45달러어치의 티켓을 샀다.
늘 하던대로 서로 종이에 자기가 사인을 하고, 복사한 종이를
한 장씩 나누어 가지면서 "혹시" 있을 지도 모르는 사건(?)을
대비해 놓고, 서로 당첨되면 그 돈으로 무얼 할 것인지에 대해서
희희낙낙 하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큰 집을 산다... 좋은 차를 산다... 세계여행을 다닌다...
평범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건 기껏 그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대체 4천4백만불이란 돈이 얼마나 큰 돈인지에 대해
감(感)을 잡을 수 있는 사람조차 한 명도 없다.
그저 사 놓고 1등번호가 발표될 때까지 그런 허황된 꿈을 꾸며
나누는 이야기들이 즐거울 뿐이다.
복권은 그저 그런 재미로 사는 것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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