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대.

1940년대...

1.Stephen Bishop-Kovacevich(미국 1940- )

2.Marth Argerich(아르헨티나 1941- )

3.Daniel Barenboim(아르헨티나 1942- )

4.Maurizio Pollini(이탈리아 1942- )

5.백건우(한국 1946- )

6.Murray Perahia(미국 1947- )

7.Radu Lupu(루마니아 1945- )

8.Andre Watts(미국 1946- )

9.한동일 (한국. 1941 - )

1.Stephen Bishop-Kovacevich(미국 1940- )

슬라브계 미국 태생인 코바체비치는 어린 시절에 순탄치 못한 가정 환경을 극복하고 6세때 피아노에 입문, 11세 때 데뷔 연주회를 가졌다. 1959년 영국으로 이주 후 영국 음악계의 거물인 미라 헤스 여사의 가르침을 받았으며, 단기간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주었다.

코바체비치는 젊은 시절에 바르톡을 위사한 현대 음악에 지나치게 집착했고, 리차드 로드니 베네트와 존 테버너가 그를 위해 작품을 쓴 사실로 미루어볼 때 동시대 곡에 쏟은 그의 열정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그는 현대 음악에 몰입한 때에 과도한 연습으로 불의의 손 부상을 입어 피아니스트의 길을 포기할 것을 권유받았지만 아무도 재기를 위한 그의 부단한 노력을 가로막지는 못했다. 얼마전부터 그는 현대 음악이 대중을 설득시키기 어렵다는 이유로 바르톡 이후 작품은 거의 연주하지 않고 있다.

음악회장을 가득 메우고도 남을 만한 힘있는 터치와 교향악의 스케일에 버금가는 페달링이 일품이며, 베토벤, 브람스 등 중후한 정통 독일 작품에서 가장 이상적인 연주자상을 확립했다.

그는 누구한테도 반주를 해 주지 않기로 유명한데, 단 첼리스트 제클린 뒤 프레의 반주를 맡아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를 녹음하였는데(EMI). 지금도 에피소드로 전해져오고 있다.

2.Marth Argerich(아르헨티나 1941- )

현대 활동중인 중견 피아니스트중에서도 그 활동의 폭과 연주의 완성도 면에서 최고를 보여주는 피아니스트가 58살인 마르타 아르헤리치이다. 그녀는 여류 피아니스트로서는 드물게도 다이내믹과 기교를 완벽히 갖춘 연주자로 평가되고 있다.

아르헤리치는 1941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그는 스카라무짜라는 이탈리아계의 유명한 피아노 교사한테 엄격한 지도를 받고 1949년 겨우 8세때 모짜르트와 베토벤 협주곡을 연주하면서 데뷔하였다. 그때 이미 기술적으로는 더이상 배울것이 없었다고 한다. 그녀는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유럽으로 건너가 빈, 브뤼셀, 제네바 등에서 굴다, 마드레느, 미켈란젤리, 마갈로프 등에게 사사했다. 특히 굴다는 그녀의 연주를 일일이 녹음을 해서 그녀에게 들려주어 그녀가 자신의 연주를 객관적으로 들을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독특한 학습법으로 그녀를 지도하였다.

그 후 1956년 연주 활동을 시작하여 이듬해 겨우 3주사이에 부조니 국제 콩쿠르, 제네바 국제 콩쿠르에 출전 모두 1위를 하였다. 그리고 그녀의 국제적 명성을 더욱 확고하게 만든것이 1965년 24세 때에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것이었다. 이 때 1위 입상은 폴리니 이후 심사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입상하였고, 마주르카상도 수상하여 주요한 상을 독점하다시피했다. 그 후 그녀는 미국, 이스라엘, 동유럽과 소련으로 연주여행의 범위를 확대하고 레코드도 점차 늘게 되었다.

건반위의 여왕이라는 아르헤리치는 80년이 되자 일체의 솔로 콘서트를 하지 않았는데, 3년전 뱃푸에서 15년만에 솔로 콘서트를 개최하였다. 그러나, 그해 암에 걸려 2년동안 투명생활을 하였다. (그녀는 애연가로 유명하였는데 최근에 건강상의 이유로 금연을 했다. 그래서 무척이나 슬프다고 말한다...) 그녀는 프로코티에프 협주곡의 대가로 알려져있는데, 최근에 EMI에서 전 남편인 지휘자 샤를르 뒤트와와 프로코티에프 협주곡 1,3번을 녹음하였다. 그녀와 뒤트와는 비록 이혼은 하였지만, 평생을 가장 충실한 음악 반려자로서의 역활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이스키, 기돈 크레머와 TRIO활동을 하고 있는데, 우리시대의 백만불 트리오로 불려지고 있다. 그녀는 TRIO활동을 통해서도 치밀하고도 정제된 음악들 들려주어 음악팬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3.Daniel Barenboim(아르헨티나 1942- )

피아노와 지휘를 겸하며 현대 음악계의 영감주의자로 일컬어지는 이가 다니엘 바렌보임이다. 그는 1942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피아노 교사였던 양친에게 5세때부터 피아노를 배워 7세 때는 벌써 데뷔하는 대단한 재능을 보였는데, 유럽과 이스라엘에서 연주하여 신동이라고 일컬어졌다.

1952년 바렌보임가족은 이스라엘로 이주하여 이스라엘의 국적이 주어졌다. 다니엘의 양친이 러시아계 유대인으로 텔아비브에 정주하기를 원했던 것이다. 10세가 되는 생일을 앞둔 그에게는 아메리카=이스라엘 문화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이 나오고 잘쯔부르크의 모짜르테움 음악원에 입학, 피아노는 에드빈 피셔에게, 지휘는 마르케비치에게 배웠고, 작곡은 파리에서 블랑제에게 사사받았다.

푸르르 벵글러도 잘쯔부르크의 이 천재소년을 보고 베를린 필의 독주자로 계약했고 협연은 대성곡이었다. 그 이래로 바렌보임은 푸르트벵글러의 열렬한 지지자가 되었다. 그후 1955년 13세로 로마의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에 입학하여 이듬해 7월에 석사의 칭호를 받고 졸업했다.

1955년과 이듬해 피아노로 비오티와 카셀라 콩쿠르를 잇달아 석권했으며, 60년대 초에는 지휘계에 데뷔, 본격적으로 지휘에 주력하였다. 1975년 파리 오케스트라 음악 감독에 발탁, 1991년에는 솔티의 후임으로 시카고 교향악단에 상임지휘자에 내정되어 지휘계에서도 큰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그는 피아니스트로서도 넓은 영역을 구축하였는데, 피셔의 영향을 받아 독일, 오스트리아의 계열에 전통적인 피아니슴 양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으며, 지휘에서 끌어내는 오케스트라의 음량에 못지않은 웅장한 울림과 거친 기복이 존재하는 피아노연주를 들려주지만, 푸르트벵글러의 낭만성도 공존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두 음악계 최고 천재들의 결합이라는 매스컴의 주목을 받고 영국의 첼리스트 재클린 뒤 프레와 결혼하지만, 재클린의 정신 분열증으로 이혼하고 만다. 하지만, 재클린의 임종 때 참석하여 한 천재의 불행한 종말에 옛날의 연인으로서 자리를 지켜주었다.

4.Maurizio Pollini(이탈리아 1942- )

현존하는 피아니스트 중에서 가장 모범적인 연주를 들려주는 인물로 꼽히는 피아니스트인 마우리치오 폴리니는 미켈란젤리의 뒤를 이어 이탈리아 피아니스트의 계보를 잇고 있다.

그는 1942년에 태어나서 1958년 15세때 제네바 국제 콩쿠르에 출전하여 2위(1위없음)에 입상하였고, 1960년 쇼팽콩쿠르에서 심사 위원 전원 일치의 1위 입상자가 되었다. 이 때 심사 위원장으로 있던 루빈스타인은 "우리 심사위원 중에서 그 만큼 잘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하고 감탄했다는 에피소드는 유명하다.

쇼팽 콩쿠르 후 얼마 안 되어 폴리니는 악단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은퇴한 여러가지 사정에 대해서 소문이 있었지만, 10년후 침묵뒤에서 콘서트 홀로 복귀하였고 경이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70년대 들어서면서 마침내 성숙한 음악을 각종 음반을 통해 대중에게 전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쇼팽콩쿠르 우승자답게 그의 쇼팽은 많은 사람의 사람을 받고 있다. 그의 음색은 한마디로 밝고 부드러우며, 명확하다는 것이며, 이는 쇼팽연주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고 있다. 70-80년대의 음반들중에서도 베토벤 후기 소나타집은 가장 주복받는 연주로 그라모폰상을 수상하였고 지금까지도 스테디셀러로 진열대의 한 칸을 차지하고 있다.

폴리니는 피아니스로서뿐만 아니라 영화, 연극, 등산, 체스, 스포츠카등에 폭넓은 취미를 가졌고, 체스는 명인급으로 알려져있다. 그는 음반을 통해 다른 연주가의 연주를 즐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어떤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 하기전에 그 작곡가의 다른 작품을 많이 듣는 학습방식을 사용한다.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와 함께 이탈리아의 공장근로자들을 위해 직접 공장에가서 연주하기도 했던 폴리니, 음악은 특정 인물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믿는 그는 남들보다 5-10㎝낮은 의자에서 연주하지만 그의 음악은 높은 위치에 있는 지성파 연주의 대가이다.

5.백건우(한국 1946- )

건반위의 나그네, 사색하는 자유주의자.. 그의 이름 앞에는 늘 이렇게 신비스러운 수식어가 붙어다닌다. 그리고 그의 연주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그 신비의 세계를 한 번쯤 경험 했을 것이다. 그는 그만의 '독특함'을 지니고 있다.

몇몇 평론가들은 그를 가리켜 빼어난 색채화가라고 한다. 그의 연주를 듣는 것은 미지의 세계를 찾아가는 여행이며, 피아노를 통해 그렇게 뚜렷한 사랑을 그려내는 연주자는 드물다고 평한다. 그는 라벨, 멘델스존, 라흐마니노프, 프로코티에프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을 거치면 너무나 아름답고 자연스러워서,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미처 잊고 살았던 감성의 눈을 뜨게 한다. 해석하고 평가하려는 태도를 버리고 그저 음악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게 한다. 그래서 그의 음악에선 매스컴으로 인해 한때 '떠들썩'한 연주 뒤에 오는 공허함을 찾아볼수 없다.

백건우는 194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오르간 연주자였던 어머니와 아마추어 음악가였던 아버지 덕택에 그는 자연스럽게 음악과 가까워질수 있었다. 열 살 때 독주회로 데뷔, 열두살 때 국립 교향악단과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하는등 일찌부터 재능을 보였으며 1961년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는 미국, 런던, 이탈리아 등지에서 공부했다. 미국에서 만난 스승 로지나 레빈느는 그에게 러시아 악파의 해석법을 전수했고, 이탈리아 유학 시절의 빌렐름 켐프와 귀도 아고스티는 그의 내면에 있는 상상력을 일깨워 드넓은 음악 세계를 탐구하게 했다.

국제 콩쿠르에 입상도 하고 많은 세계의 유명 오케스트라와 협연도 했다. 그리고, 활발한 연주외에 활동 초반엔 꺼려했던 음반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된다. 1991년 스크리아빈 피아노 작품집 앨범으로 디아파송 지가 선정한 황금의 디아파송상 수상, 1992년에는 프로코피에프의 피아노 협주곡 전곡 녹음으로 황금의 디아파송상 수상, 르 피가로지가 선정한 최우수 피아노 연주 CD선정, 눕젤 아카데미 뒤 디스크 수상등 프랑스의 3대 음반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는 최근에 RCA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전집을 제작하였다.

하지만, 그는 음악의 길을 걸어온 오랜 시간에 비해 그리 대단한 명성을 얻지도 한몸에 스포트라이트도 받지도 않았다. 단지 꾸준히 성숙하는 연주자로 평가 받을 뿐이었다. 그는 명성을 떨치는 것이 결코 자신의 목표가 아님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변함없이 겸허하고 진실된 모습 속에서, 감동적인 음악을 끌어올리는 것만이 그가 음악을 하는 목표이다. 그리고 자연과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 삶의 목적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는 끊임없이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며, 다른 예술을 사랑한다. 가슴에 곁코 마르지 않는 샘을 간직하기위해...

6.Murray Perahia(미국 1947- )

페라이어는 제르킨이 없는 지금, 자부심 강한 유럽 음악계에 서 미국 피아니스트 가운데 명실 상부한 존재로 인정받고 있다. 그의 첫 스승인 자네트 해임에게 엄격한 교육을 받았으며, 메네스 음악학교에 입학하면서, 작곡과 지휘를 공부했다. 이후 실내악 반주자로 활동하며 호르초프시키의 제자가 된다.

그는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해 가는데 1972년 리즈 콩쿠르에서 그의 놀랄 만한 기량에 탄복한 심사 위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우승을 차지, 이를 발판으로 하여 세계적인 피아노의 명인으로 꾸준한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는 기교적인 면에서 나무랄 데 없는 테크니션이지만 '피아노의 시인'디누 리파티를 연상시키는 맑고 순수한 리리시즘, 풍부한 음악석을 한치의 가식없이 진솔하게 표현하는 점이 특색이다. 또한 친숙한 작품을 연주하더라도 시적 표정이 담긴 싱싱한 에스프리를 자연스러운 악상에 융합시켜 악보 뒤에 숨겨져 있는 부분까지 정성스럽게 끌어내고 있다.

그의 레퍼토리는 고전에서 낭만까지 한정되어 있는데, 조심스럽고 진지하게 작품을 연구하며 점차 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

그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으로 유명한데 그가 연주한 모차르트 협주곡(SONY)은 가장 모차르트를 잘 표현했다고 하며, 최고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전집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모차르트에 있어 음색 자체가 지닌 환상적인 아름다움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거장다운 솜씨를 구사한다. 그의 음색은 유리구슬처럼 맑고 아름답고 깨끗하다. 청아한 소리를 지나고 있는 그의 음색은 만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연주에는 꿈이 있다. 그가 뭇청중들을 황혼경으로 이끄는 것은 그가 자칫 즉물적으로 흐르기 쉬운 현대 연주가들의 궤를 밟지 않는 탓이다. 그는 만인이 사랑하는 음악을 만들어내는 연주가로서 충분한 피아니스트일 것이다.

7.Radu Lupu(루마니아 1945- )

이제는 텁수룩한 수염을 길러 거칠고도 무게감있는 연주를 해 줄것만 같은 외모이지만 그의 매력은 브람스와 슈만, 슈베르트를 연주할때 깊은 사색과 울림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한다.

루푸는 1945년 태어났는데 양친은 유대인이면서 변호사였다. 루푸는 어린시절부터 음악적 재능을 나타냈는데, 국민학교에 갈 나이에 이미 작곡을 해서 브라쇼프에서 작곡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1960년 국비유학생으로 모스크바에 유학을 간 루푸는 에기아자로바 여사와 네이가우스부자에게서 사사했다.

1966년 모스크바 음악원에 재학중인 그는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 참가하여 우승하였고, 이듬해에는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에서 다시 1위를 하였다. 그후 1969년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여 본격적으로 연주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이런 화려한 수상경력을 앞세워 런던 무대에 데뷔했다.

학생시절에는 플로리카무지체스크 문하에서 현재의 서정적인 음색을 완성시켰으며 수업 기간의 이러한 특색 때문에 라벨과 드뷔시처럼 정묘한 음향을 필요로하는 작품보다는 슈베르트처럼 질감있는 소리를 요구하는 작품을 잘 소화해 낸다.

긴 호흡과 안정된 건반 터치를 사용하는 최근의 낭만파 연주는 70년대에 그가 이루었던 기백에 가득 찬 화려한 연주보다도 더욱 많은 애호가들을 확보하고 있다.

그는 피아노 반주로 정경화와 함께 음반을 내기도 했다.

8.Andre Watts(미국 1946- )

클래식 음악계에서 유일한 정통파 흑인 피아니스트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앙드레 와츠는 2차 대전 종전 당시 유럽 주둔군이었던 미군 아버지와 피아니스트이던 헝가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독일군내의 미군 캠프에서 생활하던 캠프는 다행히 8세가 되는 해에 일가가 미국으로 이사를 가게된다.

그의 재능은 그 곳에서 급속하게 발전하여 9세 때에 필라델피아 관현악단과 협연하였고, 그후 계속해서 동 악단과 협연을 계속하였다. 그 후 볼티모어의 피버디 음대에서 교육을 받고 뉴욕 필하모니의 청소년 콩쿠르에 오디션을 받게 된다. 이 때 처음으로 왓츠의 연주를 들은 번스타인은 즉석에서 이 소년을 콩쿠르의 출전자로 정했다고 한다.

그는 얼마 후 글렌굴드의 대역으로 번스타인 지휘의 뉴욕 필 정기 연주회에 출연하여 큰 성공을 거두며 연주계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1966년에는 유럽에 데뷔를 했으며, 미국무성 파견 음악 사절로서 주빈 메타 지휘의 로스앤젤레스 필과 유럽 연주 여행에 동해 각지에서 찬사를 받았다.

매우 큰 손을 지닌 그는 리스트 전문가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데, 손목을 많이 사용하며 옥타브 연주에서 타악기적인 효과를 돋보이는 금속성의 음색을 빚어낸다. 한편 음 하나하나와 화음의 명확한 정리, 전신에서 느껴지는 리듬감, 그리고 강약의 명확한 대조와 다이내믹, 박진감이 넘치는 무용적인 연주를 특징으로 한다.

아마 와츠는 그 자신의 내적인 충동과 전통을 어떻게 융합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 흑인이면서 전통 클래식 교육을 받은 피아니스트로서 평생의 과제일것이다.

9.한동일 (한국. 1941 - )
1941년 함흥의 음악가정에 태어나 피아노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다가 세 살에 정식으로 피아노를 시작해서, 배재중학 1학년(12세)이던 54년에 미공군 중장 앤더슨의 도움으로 도미, 줄리어드 예비학교에서 로지나 레빈의 지도를 받았다. 유학 2년만에 카네기홀에서 차이코프스키 협주곡 1번을 협연한 신동, 한동일의 이름은 한국 현대 연주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한다. ‘한국인의 예술성을 세계에 떨친 첫 번째 인물’이 그를 대표하는 수식어가 됐다.

그러나 언젠가 인터뷰에서 그는 ‘음악의 진실, 음악의 실체가 어떤 것인지 인식하게 된 것은 서른이 다 되어서였다’ 고 밝혔다. 미군들이 모아준 장학금을 들고 부모와 조국을 떠나 나 홀로 생활하고 홀로 공부하면서, 학비를 벌기 위해서라도 계속해야 했던 연주 생활은 그에게 음악의 기쁨보다는 부자연스럽고 지친 날들의 외로움으로 다가왔고 68년 겨울, 런던 연주여행 중에는 급기야 전신 마비 증세를 겪기도 한다. 탈출구가 없었다. 바로 그 무렵 미국 인디애너 대학에서 교수 제의가들어왔고 이듬해부터 그는 가르치는 일을 통해 비로소 음악에 눈을 뜨게 됐다.

그에게 학생들은 거울이었다. 전엔 음악과 따로 떨어져 있었는데 그때부터 음악속에서 정체성을찾을 수 있었다고. 음악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면서 연주에 더 깊은 의미를 불어넣을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음악가의 정신이나 자세를 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배우고 배워도, 아무리 하고 또 해도 표현하고 싶은 것이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음악이거든요. 진정 수준높은 예술은 인간성과 예술에 대한 바르고 진지한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는 최근 가장 인상적이고, 광범위한 행사 중의 하나가 카네기 홀에서 있었다는데 마우리찌오 폴리니를 음악 총감독으로, 천년 동안의 음악을 30여개가 넘는 콘서트 시리즈로 마련하고 있다고. 폴리느의 마지막 콘서트는 베토벤, 슈톡하우젠, 그리고 쇤베르크의 음악으로 채워졌는데 지난 천년의 음악들을 다 섭렵한다는 이 기념비적인 작업의 원대하고 대담한 구상에 깊은 인상을 받고 완전히 매료되었다고 한다.

요즘 한동일은 보스턴 대학에서 가르치는 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지만 메릴랜드에서 리스트의 피아노 콘체르토 1번과 베토벤의 코랄-환타지를 연주했고 5월까지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으로 연주 일정이 잡혀있다. 텍사스에서 피아노 콩쿨 심사도 해야 하고 멕시코의 몬테리와 살탈로에서의 2번이 리사이틀도 준비해야 한다.

올해 후반에는 브람스와 슈만을 함게 녹음하기도 했던 동료, 첼리스트 레슬리 파나스와의 대만 투어도 예정되어 있다. 아티스트라면 늘 새로운 레퍼토리를 찾고, 이전에 공부했던 작품들에 대해서도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가 주로 무대에서의 연주에 전념하던 시기에, 유럽의 오케스트라가 요구하는 새로운 협주곡들을 계속해서 익혔던 건 행운이었는데 미국의 오케스트라들은 어떤 협주곡을 연주할지 물어보는데 반해, 유럽의 오케스트라들은 자기들이 레퍼토리를 선정해서 아티스트들에게 연주를 의뢰한다고 설명해주었다. 한동일은 바르톡 피아노 협주곡 2번과 3번,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2번, 6개의 모차르트 협주곡을 익혔고 몬테카를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세르게이 파추코프의 협주곡을, 로얄 리버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게 콘스탄스 램버트의 피아노, 오케스트라, 합창을 위한 리오 그란데를 초연했다.

“지금도 연주자로서 전처럼 많이는 아니어도 새로운 작품들을 배워나가고 있어요. 하지만 선생으로서 어린 학생들이 들고 온 윌엄발컴, 존 코글리아노, 엘리엇 카터, 올리비에 메시앙 등의 여러 현대 작곡가들의 새로운 작품을 함께 들여다보게 되는 일이 많아요”

평생동안 교향곡과 그밖의 관현악 작품들에 대한 애정을 잃어본적이 없다는 피아니스트.

“아마도 저는 늘 지휘자가 되길 원했었나 봅니다. 어렸을 때 젓가락으로 모든 종류의 교향곡들을 다 지휘해보곤 했었으니까요. 즐겨듣는 곡이라…말러, 브람스, 시벨리우스, 쇼스타코비치.. 셀 수 없이 많아요. 요즘에는 제 학생들이 들려주는 음악에서 얻는 즐거움도 못지 않아요. 그러나 가끔씩은 그 모든 것으로부터 쉴 필요를 느낍니다. 때때로 정적이라는 것이 그렇게 귀할 수가 없어요”

1958년 파블로 카잘스는’보기 드문 재능’이라 감탄하며 그를 얼싸안았고, 65년 리벤트리트 콩쿨에서 1위를 차지했을 때 번스타인은 그를 일컬어 ‘한국의 모차르트’라 했다. 한동일.50년대 황폐한 조국에 긍지가 되어주던 ‘천재 소년 피아니스트’ 에서 천 번이 넘는 공연 무대를 통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리사이틀, 마스터 클래스, 피아노 워크샵등을 꾸준히 가지고 있는 베테랑 연주인으로 자리하기까지 반 백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러갔다.

연주인으로서뿐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잘 살아온 세월이었다는 것... 진정 든든한 것은 그의 담담하고 편안한 미소였다.